깊은 바다를 생각하면 어둠과 함께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수압’이다.
우리는 물속으로 조금만 깊이 들어가도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수심 수천 미터 아래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깊어질수록 압력이 커지는 이유

물속에서는 머리 위에 있는 엄청난 양의 물이 압력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수심이 깊어질수록 몸을 누르는 압력도 점점 커진다.
심해는 일반적인 환경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압력을 받는다. NOAA에 따르면 수심 1,000m가 넘는 심해에서는 대기압의 수십 배에서 100배가 넘는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마리아나 해구의 가장 깊은 곳인 챌린저 딥은 약 10,935m 깊이에 이른다.
이 정도 깊이에서는 인간이 일반적인 장비만 가지고 내려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심해 생물은 어떻게 살아갈까?

흥미로운 점은 심해 생물들이 이런 환경에서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차이 중 하나는 몸의 구조다.
사람의 몸은 물과 공기가 함께 존재하는 구조로 되어 있고, 특히 폐처럼 공기가 들어 있는 공간이 압력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반면 많은 심해 생물은 몸속에 압력에 취약한 공간이 상대적으로 적고, 몸 전체가 물과 비슷한 성질을 가진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높은 압력에 맞춰 살아갈 수 있다.
물론 모든 심해 생물이 똑같은 방식으로 압력을 견디는 것은 아니다. 생물마다 서식하는 깊이와 환경에 따라 다양한 생리적 적응이 나타난다.
심해 생물은 왜 지상으로 가져오면 문제가 생길까?

심해 생물을 연구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천 미터 아래에서 살아가는 생물을 갑자기 수면으로 끌어올리면 주변 압력이 급격하게 낮아진다.
그 결과 생물의 몸이 원래 환경과 다른 조건에 노출되면서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서 심해 생물을 제대로 연구하려면 단순히 잡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원래 환경의 압력과 온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심해 생물의 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정교하게 주변 환경에 적응해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