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심해에는 햇빛이 거의 도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빛도 없고 먹이도 많지 않은 깊은 바다에서 생물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
실제로 심해에는 우리가 평소 접하기 어려운 독특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어둠이라는 환경에 맞춰 특별한 방식으로 적응해 왔다.
스스로 빛을 만드는 심해 생물

심해 생물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생물발광’이다.
생물발광은 생물이 몸속의 화학적 반응 등을 이용해 빛을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어두운 바다에서는 이 빛이 꽤 유용하게 사용된다.
먹이를 유인하거나, 자신을 방어하거나, 다른 개체와 신호를 주고받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심해 생물을 떠올릴 때 긴 촉수 끝에서 빛을 내는 물고기나 몸 일부가 반짝이는 생물을 생각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눈이 발달한 생물도 있다

모든 심해 생물이 눈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빛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는 시각의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아주 약한 빛이라도 감지할 수 있도록 눈이 발달한 생물들이 있다.
특히 심해에서는 다른 생물이 만들어내는 아주 미세한 빛이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아예 시각에 의존하지 않는 생물들도 있다.
이들은 촉각이나 화학적 신호 등을 이용해 주변 환경을 파악한다.
먹이는 어디서 구할까?
심해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먹이를 구하는 것이다.
육지처럼 언제든 먹을 것이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다 표면에서 만들어진 유기물이나 죽은 생물의 잔해가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심해 생물에게 먹이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유기물이 이동하는 과정은 심해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NOAA는 이를 바다의 ‘탄소 펌프’와 연결해 설명한다.
그래서 심해 생물들은 제한된 먹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적응해 있다.
큰 입을 가진 이유도 있다

심해에서 발견되는 일부 물고기들을 보면 몸에 비해 입이 유난히 큰 경우가 있다.
이런 모습은 단순히 무섭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먹이를 만날 기회 자체가 적은 환경에서는 한 번 찾아온 먹이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일부 심해 생물들은 자기보다 큰 먹이도 삼킬 수 있을 만큼 큰 입이나 유연한 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하면 ‘다음 식사가 언제 올지 모르는 환경’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다.
심해에서는 느린 생활도 중요하다
심해는 햇빛이 부족하고 먹이도 제한적이며 수온도 낮다.
이런 환경에서는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생활보다 필요한 에너지를 아끼는 방식이 유리할 수 있다.
실제로 심해 생물 가운데는 움직임이 느리고 에너지 소비가 적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생물들이 있다.
결국 심해 생물의 독특한 모습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빛이 없는 환경, 부족한 먹이, 낮은 온도와 높은 수압이라는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적응해 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심해 생물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어둠만이 아니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엄청난 수압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심해 생물들은 이 엄청난 압력을 어떻게 견디고 있는 걸까?
다음 글에서 그 비밀을 알아보자.